경쾌한 기계음과 함께 먼저 현관을 열고 집으로 들어서는 다니엘의 발걸음이 조금 급했다. 몇 시간 전 제가 봤던 장면에 대한 분노와 설움은 둘째치고, 낮의 통화에서 말하던 컨디션 난조가 거짓은 아니었는지 해원은 오는 길 내내 무거운 눈꺼풀을 감고 제법 뜨거운 숨을 내쉬었다. 왜 그 자리에 황민현이 있었던 건지, 알고도 간 것인지, 가로등 아래 마주선 둘 사이...
"후.. 더럽게 춥네." 망했다 이번 감기 독하다던데. 술집 근처. 멀지 않은 벤치에 앉아 찬 공기에 몸을 맡기던 해원은 얼마 못가 온몸을 덮쳐오는 한기에 후두두- 몸을 떨며 쥐고 있던 담배를 물었다. 오전 내내 어깨와 등이 묵직하면서 온몸이 축축 처졌다. 게다가 목 안이 칼칼한 게 감기 기운까지 느껴져 오늘은 일찌감치 약이나 털어먹고 푹 자야겠다 생각하고...
딸랑- 잘 닦인 유리문을 열고 카페에 들어선 민현이 생각보다 넓은 내부에 당황하며 입구에 멈춰 섰다. 그렇게 몇 번 두리번거리기를 잠시, 어- 여기! 큰 소리는 아니지만 누가 옹성우 아니랄까, 타고난 발성 덕에 귓가를 울리는 목소리를 듣고서야 발길을 잡는 민현이었다. 성우는 저를 발견하고 걸어가는 와중에도 화분에 가려진 뒤쪽 창가에서 여전히 긴 팔을 휘휘 ...
20살의 여름. 연이은 마른 장마로 해갈이 필요한 땅에 가뭄만 심해지던 때였지만, 그 해 여름은 전 같지 않게 쏟아지는 폭우로 곳곳이 홍수에 잠길 정도였다. 그리고 그날도, 역시 그런 장대비가 억수같이 퍼붓던 날이었다. 공기 속 물기가 축축해 습하다는 말로는 다 표현이 안될 만큼 온 세상이 젖었던 날. 우산을 가져다 달라는 성우의 부탁에 겨우 잡은 택시를 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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